본문 바로가기

행복한 육아

재택근무와 육아(어린이집 폐쇄)

안녕하세요 노란민들레입니다.
요즘 정신이 없습니다. 어린이집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주간 폐쇄되었거든요. 다행히 저희 가족은 코로나 검사 결과가 음성이고, 추가 확진자는 없는 상태입니다.



어린이집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2주간 폐쇄합니다. 단체 생활하는 공간이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복하는 기간이 있기 때문이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또는 학교가 폐쇄되면, 집에 계시는 엄마들은 물론 맞벌이 부모들은 청천벽력과 같은 막막함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정말 앞이 컴컴했어요.



1주일도 아니고 2주일이라니.
정말 긴 시간입니다.



저는 또 감사하게도 재택근무가 가능한 상황이라 따로 휴가를 쓸 필요는 없어요. 다만, 재택근무와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난제가 있지요. 흑흑흑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 지 고민이 태산같았죠.


재택+육아= 고난이도 멀티플레이



전 몇가지 고육지책을 생각해냈습니다. 시행착오는 발생했지만, 꽤 효과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제 딸은 네돌이 안지난 다섯살이고 시계를 잘 보진 못해요.



계획표 세우기



아이들이 방학되면 하루 계획표를 세우죠. 큰 원을 그리고 시간대마다 할 일을 적는 것이죠. 다들 어렸을때, 한번쯤 써보셨죠? 저도 아이와 함께 작성해보기로 했습니다. 아직 한글도 모르고, 시계보는 법도 모르지만, 아이의 의지를 반영해서 하루 계획을 작성하는 겁니다.





:: 준비물

스케치북 한 장, 큰 원을 그릴 수 있는 대접, 자, 색연필, 포스트 잇, 아이가 좋아하는 스티커 등(꾸밀 수 있는 모든 것)




좀 어설프죠? 다짜고짜 스케치북을 가지고 와서, 대접으로 원을 그린다음 하나씩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리는 과정은 섬세한 글자를 제외하곤 아이가 모두 참여하도록 했어요. 자를 따라서 선을 긋고, 그릇을 따라 원을 그리고. 숫자도 제가 옆에서 써주면 얼추 그림 그리듯이 따라하더라구요. 정말 귀엽습니다.



계획표의 윤곽이 정해지면, 포스트 잇으로 아이와 함께 뭘하고 싶은 지 종류대로 적어요.



맨 먼저 쓴 건, 역할놀이입니다. 저희 딸은 역할놀이를 참 좋아해요. 그 역할놀이는 일명 '멍멍이방'과 '쥬스가게'등으로 명명했어요. 멍멍이방은 사실 가고 싶지 않은 곳 ㅠㅠ 전 역할놀이는 잘 못해주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열심히 해내기로 다짐합니다. 하하하




그리고 책을 읽음으로써, 혼자 있는 시간을 유도합니다. 대신 책을 몇 권 읽을 지는 아이가 정하도록 했어요. 엄마랑 읽는 시간, 혼자 읽는 시간 이렇게 따로 적어봤어요.




그 밖에 블럭놀이, 점토놀이, 노래 들으면서 춤추기, 색칠놀이 하기 등등 덕지덕지 붙여보았죠.





계획표 실행 그리고 후기

 

엄마랑 읽는 책 6권 선정



계획표는 세웠지만, 계획되어 있는 것을 1시간 또는 2시간 내내 할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약속하지요. 30분 정도는 함께 하고, 나머지 시간은 엄마 일을 해야 한다고 합의를 봅니다. 사실 합의라기 보단 아이의 입장에선 통보에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전 일을 해야 하므로 아이에게 제안을 할 수 밖에 없어요. 대신 혼자 있는 시간엔 먹을 것을 주거나 미디어를 보여줍니다.



계획표를 아침마다 세우고 실행하기 3일째, 1일차엔 정말 힘들었어요.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을 무척 심심해했고, 저를 5분도 가만히 냅두질 않았거든요. 그러나 계속 가르치고 설득하고 저도 타협점을 찾으니 점점 수월해져 갑니다. 한 70% 성공입니다. 힘들긴 하지만요. 육아의 기술이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약속입니다. 계획을 세운만큼 서로서로 약속을 지켜야 하는 거죠. 업무도 챙겨가면서 아이와의 약속도 지키는 게 쉽지 않지만 계속 노력합니다. 혹시나 약속을 못지키면, 대역죄인 되어 사죄를 구합니다.



혼자 읽는 책 5권 선정 with 세이펜



처음에 딸이 책 5권을 혼자서 읽겠다고 했을 때, 좀 두꺼운 책이라 무리지 않을까 했어요. 역시 무리였죠. 그래서 5권을 3권으로 줄이고. 쥬스가게도 잘할 줄 알았는데 만들고 나서 손도 안댔어요. 그래서 쥬스 가게 대신 또 다른 할 일을 찾았답니다. 아이의 성향에 계획을 맞게 수정하고 관찰하는 건 필수지요. 강요는 노노.



오늘로 재택근무와 육아를 병행한 지 딱 절반이 되었어요. 처음엔 너무 막막했지만, 점차 날이 갈수록 적응되었어요. 남은 일주일이 쉽진 않겠지만, 계획표를 아이가 주체가 되어 잘 실행해보고자 합니다. 재택근무와 육아로 힘드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